
조로사
익숙한 사물에 새로운 생명과 시선을 부여하는 일은 조로사 작업의 출발점입니다. 작가는 일상의 오브제들을 하늘이나 바다와 같은 비현실적인 공간에 놓음으로써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리고, 익숙한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중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부유하는 이 세계는 현실의 질서에서 잠시 벗어나 꿈과 상상이 머무는 공간이며, 동시에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을 품은 공간입니다.
그 안에서 투명한 비눗방울과 이끼는 서로 다른 생명의 시간을 보여 주는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이끼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조용히 번져 가는 생명력과 지속성을 상징합니다. 반면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비눗방울은 찰나의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품고 있습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비눗방울은 유한한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의 시간을 환기하지만, 작가에게 그 투명한 내부의 빈 공간은 결핍이 아닌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비어 있다는 것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비눗방울의 빈 공간은 무엇이든 담을 수 있고, 새로운 꿈과 에너지가 시작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 됩니다. 작가는 소멸을 향해 가는 존재와 지속되는 생명의 흐름을 한 화면 안에 함께 놓음으로써, 삶의 덧없음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희망과 가능성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작가의 회화 속에서 현실의 사물들은 중력과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부유합니다. 그곳은 현실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공간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가능성의 별 라퓨타(Laputa)처럼, 작가가 만들어 낸 세계 역시 정해진 경계와 질서 너머에서 새로운 삶의 모습을 꿈꿉니다.
가능성의 공간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음속에서 먼저 발견하는 공간입니다. 작가는 그 공간에서 우리가 가진 결핍과 한계를 새로운 에너지로 바꾸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그림이 잠시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가능성의 세계를 바라보는 작은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희망에는 경계가 없고, 가능성에는 불가능이 없다." — 조로사
